넘사벽 중국에 밀린 한국 조선 또 세계 2위…그래도 전망은 밝다?

김민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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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수주 2척, 점유율 10% 그쳐
중국 54척 85% 3개월 연속 1위
한국 넉넉한 일감, 선별 수주 전략
고부가 LNG선 발주량 증가 기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부산일보DB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부산일보DB

한국 조선이 5월 수주에서도 중국에 밀렸다. 지난 2월 꼬박 1년 만에 1위 탈환에 성공한 이후 3개월 연속 세계 2위다.

전 세계적인 발주량 감소와 중국의 저가 공세에 이미 3년 치 일감을 확보한 한국 조선 3사가 고부가선 위주로 선별 수주에 집중하고 있는 탓이다.

때문에 비록 물량에선 뒤졌지만, 수주의 질은 오히려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5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80만 CGT(62척)다.

이 중 85%인 154만 CGT(54척)를 중국이 쓸어 담았다. 한국은 17만 CGT(2척, 10%)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신조선 발주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전월(602만 CGT) 대비 70%, 전년 동기(369만 CGT)와 비교해도 51%나 줄었다.

그래도 남은 일감은 넉넉하다. 5월말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은 전월 대비 225만 CGT 증가한 1억 3312만 CGT다.

한국과 중국이 각각 3907만 CGT(723척, 29%), 6784만 CGT(2783척, 51%)로 양분하고 있다.

물량에선 밀리지만 수주의 질에서 되레 앞선다는 평가다.

CGT(표준선환산톤수)는 선박의 부가가치, 작업 난이도 등을 고려해 산출한 단위다.

한국 조선의 주력 제품인 LNG 운반선, LNG 연료 추진선 등 고부가·친환경 선박일수록 값이 크다.

업계에선 이를 시장 점유율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이를 토대로 하면 한국은 5.4만 CGT/척, 중국은 2.4만 CGT/척으로 부가가치는 한국이 2배 이상 높았다.

중국이 4배 가까이 많은 물량을 수주하고도 정작 점유율에선 22%P 우위에 그친 이유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2만 4000TEU급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부산일보DB 한화오션이 건조한 2만 4000TEU급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부산일보DB

게다가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한국 조선 빅3은 일찌감치 3년 치 일감을 확보해 작년 하반기부터 ‘양보다 질’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면서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고부가 선종을 선별해 수주하는 방식이다.

당장은 약세지만 전망은 밝다. 클락슨리서치는 2030년 LNG 예상 물동량을 애초 5.8억t에서 6.3억t으로 상향했다. 이를 토대로 오는 2032년까지 연평균 60척의 LNG 운반선 발주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인한 LNG 수급 불안이 세계적인 LNG 증산 추세로 이어지고 있어 LNG 운반선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카타르발 LNG선 2차 물량과 UAE의 15억 달러 규모 LNG선 수주도 기대된다.

한·UAE LNG 운반선 건조의향서 체결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아랍에미리트(UAE) 협정 및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배석해 삼성중공업 최성안 부회장과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 최고경영자(CEO) 겸 산업첨단기술부 장관의 LNG 운반선 건조의향서 서명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5.29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ihong@yna.co.kr (끝) 한·UAE LNG 운반선 건조의향서 체결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아랍에미리트(UAE) 협정 및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배석해 삼성중공업 최성안 부회장과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 최고경영자(CEO) 겸 산업첨단기술부 장관의 LNG 운반선 건조의향서 서명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5.29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끝)

선박 가격 역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5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186.42다.

1년 전(170.1)에 비해 10%, 최근 5년 내 최저 선가를 기록했던 2020년 5월(127.32)과 비교하면 무려 46%나 급등한 수치다.

특히 LNG 운반선은 척당 2억 6400만 달러, 지금 환율로 우리 돈 3600억 원을 훌쩍 넘겼다. 2020년 5월 1억 8600만 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3년 사이 30% 이상 올랐다.

또 다른 주력 선종인 2만 4000TEU급 대형컨테이너선과 초대형유조선 선가 역시 각각 2억 6750만 달러, 1억 3000만 달러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대비한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 수요 강세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민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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