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덕운동장 아파트 반대 16.5% … 서구청장 ‘주민소환 투표’ 가나

손희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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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덕운동장 재개발 반대 서명
수치상 소환 기준 15% 넘어
“서구가 부산시 사업 막았어야”
주민, 구청장 공식 입장 요구

지난 6일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 앞에서 열린 구덕운동장 재개발 반대 주민 집회. 독자 제공 지난 6일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 앞에서 열린 구덕운동장 재개발 반대 주민 집회. 독자 제공

부산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해 논란이 이는 ‘구덕운동장 복합 재개발 사업’(부산일보 6월 4일 자 10면 등 보도)과 관련 서구 주민들이 주민소환제를 검토한다고 나섰다. 실제 구덕운동장 복합 재개발 일환으로 추진되는 아파트 건립 반대 서명운동 참여자는 전체 서구 주민의 16.5%인 1만 7000명이 넘게 참여했다. 주민소환권자인 만 19세 이상 주민 여부만 확인되면 주민소환 요건도 갖추게 돼 실제 주민소환 투표가 이뤄질지 이목이 쏠린다.

구덕운동장아파트건립반대 주민협의회(이하 주민협의회)는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1차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한 결과 서구 주민의 16.5%에 달하는 1만 7220명이 참여했다고 24일 밝혔다.

주민협의회는 주민소환을 위한 실질적 요건을 검토한 뒤 서구청장을 주민 앞에 세우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애당초 서구청이 시와 발맞춰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을 추진해온 것이 문제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으며, 구청장으로부터 공식 입장을 듣겠다고 벼르고 있다.

주민협의회 측은 “결국 구청이 동의해 구덕운동장 재개발도 국토부 공모 사업에 신청할 수 있게 됐다”며 “서구가 주민을 위한 행정을 염두했다면 시가 구덕운동장 사업을 밀어부치는 데 제동을 걸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에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 공한수 서구청장은 찬성이든 반대든 공식적인 입장을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주민들은 지방의 선출직 공직자에 대해 소환투표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지방의회 의원을 소환할 권리를 갖는다. 투표를 통해 임기 종료 전에 공직자를 해직시킬 수도 있다.

서구청과 서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서구 총 인구수는 10만 3138명이다. 주민소환권자에 속하는 만 19세 이상 주민은 9만 2271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15%에 해당하는 1만 3841명의 동의가 있다면 주민들은 기초자치단체장을 소환할 수 있다.

관건은 주민협의회가 서명운동을 통해 받은 인원 총 1만 7220명 중 주민소환권을 갖춘 인원이 이를 충족하는지 여부다. 주민협의회 임병율 회장은 “서명운동에서 서구 주민이 아닌 인원과 만 19세 미만 청소년도 있었지만, 이미 서구 주민 여론은 압도적이다”며 “추가 서명운동을 통해 더욱 많은 인원들이 동참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숫자”라고 말했다. 공한수 서구청장은 "지역사회를 돌아봤을 때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분명히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고층 아파트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 의견 등은 면밀히 수렴해 심사숙고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덕운동장아파트건립반대 주민협의회·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지난 17일부터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에 반대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또 오는 26일 시가 주민 대상으로 여는 사업 설명회의 한계를 비판한다.

협의회는 오는 27일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에 반대하는 기자회견도 열 계획이다. 주민들은 향후 시민 토론회를 열고 국토교통부에 반대 서명과 성명서를 전달하는 등 반대운동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손희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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