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짓수 AG 금메달 꿈꾸던 17세 장기기증으로 생명 살리고 떠나

손희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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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교통사고 당한 박유현 군
뇌사 판정에 가족들 기증 결심
“몸 일부라도 더 오래 살기를…”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박유현 군.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박유현 군.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주짓수 국가대표를 꿈꾸던 10대 소년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을 나눠주고 세상을 떠난 소식이 알려져 심금을 울렸다.

12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부산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부산대학교병원에서 박유현(17) 군이 가족의 기증 동의로 간장을 기증해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박 군은 지난달 16일 귀갓길 교통사고로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박 군이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나자 가족들은 큰 슬픔에 빠졌다. 하지만 가족들은 큰 슬픔에도 박 군 몸 일부라도 세상에 남아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게 하고 싶은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경남 창원에서 3남 중 첫째로 태어난 박 군은 활달하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다정다감한 아이였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해서 5살 때부터 태권도를 배웠다. 또 중학교 2학년 때부터는 주짓수를 배우기 시작해 지역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목에 걸 만큼 두각을 보였다. 박 군은 주짓수 국가대표가 돼 아시안 게임에 출전, 메달을 따는 것이 꿈이었다.

박 군의 아버지는 “유현아, 하늘나라에 가서는 여기에서 못다 핀 꿈을 다 펼쳐. 항상 자신감 있게 최고라고 생각하던 네가 늘 그립고, 자랑스럽구나. 다음 생에도 아빠, 엄마의 아들로 태어나 줘서 끝까지 함께 행복하게 지내자. 사랑하고 보고 싶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부산대병원 염석란 응급의학과 교수는 “함께 즐겁고 행복하기도 모자란 10대 어린아이와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가족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 애도를 표한다”면서 “불의의 사고로 외상 사고를 겪은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을 때 가족들이 다른 누군가를 살리기 위한 생명 나눔으로 장기기증을 선택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고도 숭고한 일”이라고 밝혔다.


손희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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