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몰래 마약 피해 입었다면”…부산시, 마약 피해 익명검사 시작

조영미 기자 [email protected]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3일부터 약사회관 4층서 가능
치료보호기관 연계와 치료도 지원



부산시가 타인에 의해 마약 피해를 입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익명 마약 검사를 시작한다. 부산일보DB 부산시가 타인에 의해 마약 피해를 입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익명 마약 검사를 시작한다. 부산일보DB

원하지 않았는데 타인에 의해 마약에 노출된 피해자라면 익명으로 마약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부산시가 타의에 의해 마약에 노출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무료 익명 마약 검사를 시작한다.

10일 부산시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부산 동구 약사회관 4층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무료 익명 마약 검사를 실시한다. 지난해 4월 강남 학원가에서 있었던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학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권해 논란이 된 사건과 클럽에서 타인의 술에 마약을 몰래 빠뜨리는 ‘퐁당마약’ 사건 등 타인에 의해 마약에 노출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마약류 피해노출 상담 이후 검사도구를 활용해 필로폰, 대마, 모르핀, 코카인, 암페타민, 엑스터시 등 마약류 6종에 대한 노출 여부를 알 수 있다. 검사 도구는 체외진단용 의료기기를 사용한다. 임신진단시약과 비슷한 방식이다. 검사 도구에 소변을 적신 후 10분이 지나면 마약 노출 여부를 알 수 있다.

모든 과정은 익명으로 진행되고, 검사 결과는 본인만 확인할 수 있다.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희망할 경우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의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질병 치료를 이유로 마약에 노출됐거나 마약 중독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검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부산시는 검사 결과가 양성이거나, 희망할 경우 피해자를 시가 지정한 마약류 치료보호기관인 부산의료원이나 부산시립정신병원으로 연계한다. 이때 들어가는 중독 판별검사비와 외래·입원치료비를 전액 지원한다.

부산시 이소라 시민건강국장은 “마약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청소년이나 여성의 상담이 형사 처벌 등의 우려로 저조하다”며 “익명 검사로 마약류 노출 여부를 알 수 있고 치료 연계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통로가 생긴 만큼 시민들의 마약 중독 예방과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email protected]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