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쉬는’청년 40만명, 역대 두번째로 많아…상용직 19만명 급감

송현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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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단념' 청년도 올해 1~5월 12만명 넘어
지난달 청년 상용직, 최근 10년 내 최대폭↓
청년고용' 양과 질 모두 악화…정부대책 ‘무색’

지난 5월 31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정보보호 취업박람회’가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31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정보보호 취업박람회’가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이 9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지난달 40만 명 수준에 육박했다. 또 청년층에서 고용의 질을 대표하는 상용직은 지난달 20만 명 가까이 급감해 최근 10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19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청년 고용'이 질적 측면에서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층(15∼29세)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 3000명 늘어난 39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달 '쉬었음' 청년은 5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2020년(46만 20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쉬었음'은 취업자·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그냥 쉰다"고 답한 이들이다.

전체 청년인구에서 '쉬었음'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5월 4.6%에서 올해 5월 4.9%로 껑충 뛰었다. 청년 인구가 줄었음에도 '그냥 쉰' 청년은 늘어난 탓이다.

취업을 희망하지만, 원하는 일자리를 못 찾을 것 같아 취업을 접은 '구직 단념' 청년도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다.

올해 1∼5월 월평균 청년층 구직단념자는 12만 1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 8525명)보다 1만 1654명 늘었다. 전체 구직단념자(38만 7000명)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31.1%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쉬는 청년'의 노동시장 유입 대책을 내놓았지만 ‘쉬었음’·구직단념 청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고용 개선에 대한 기저효과, 지난 달 조사 기간에 휴일이 포함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확산하는 대기업의 경력직 채용 기조도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주저하게 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한편, 지난 5월 청년층(15∼29세)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19만 5000명 줄어든 총 235만 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마이크로데이터가 작성된 2014년 이래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청년인구 감소세를 고려하더라도 청년층 상용직은 불과 작년 5월(-1만 명)보다 감소 폭이 두드러지게 확대된 모습이다.


5월 기준 청년층(15∼29세) 상용근로자 추이(단위: 천명). (자료: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5월 기준 청년층(15∼29세) 상용근로자 추이(단위: 천명). (자료: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5월 기준 2020년 224만 9000명이던 청년층 상용직은 2년 연속 증가해 2022년 255만 8000명까지 늘었지만, 작년 254만 8000명으로 감소한 이후 올해까지 2년째 줄었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도 청년층의 상용직 감소세는 가파른 양상이다. 실제로 60세 이상에서는 상용근로자가 1년 전보다 20만 4000명 늘었고, 30대와 50대도 각각 9만 3000명, 6만 4000명 증가했다. 40대는 9만 1000명 줄었는데, 청년층 감소 폭의 절반 수준이었다.

정부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상용직 증가 폭 축소에 대해 기저효과, 건설업·도소매업 업황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상용직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청년 고용은 양적으로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5월 청년층 전체 취업자는 383만 2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17만 3000명 줄었다. 2021년 1월 31만 4000명 줄어든 뒤로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청년층 취업자는 2022년 11월(-5000명)부터 19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5월 청년층 고용률은 46.9%로 작년 같은 달보다 0.7%포인트(P) 떨어져 하락세로 돌아섰다.


송현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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